Anthropic 경제 시나리오 탐색기 소개
경제 시나리오 탐색기(Econ Scenario Explorer) 는 Anthropic의 경제학 팀이 만든 대화형 웹 모델로, AI의 역량과 도입 속도에 대한 다섯 가지 가정을 입력하면 2030년 미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실업률, 임금, 노동소득 분배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계산해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AI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예측은 "생산성에 거의 영향이 없다" 는 쪽부터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는 쪽까지 자릿수 단위로 벌어져 있었고, 각 예측이 서로 다른 분석 틀 위에 서 있어서 애초에 비교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이 탐색기의 목적은 새로운 예측을 하나 더 보태는 것이 아니라, 그 흩어진 주장들을 측정 가능한 소수의 파라미터에 대한 의견 차이로 번역해서 같은 좌표 위에 올려놓는 데 있습니다.
탐색기의 바탕이 되는 기술 보고서는 Economic Scenarios for Transformative AI (Korinek, Jones, Sacher, Cotter, McCrory, 2026)로, Anthropic Institute Working Paper No. 2026-02로 발행되었습니다. 저자진은 Anthropic의 경제학 팀과 외부 학자가 섞여 있습니다. Anton Korinek은 버지니아대학교 경제학과와 다든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Anthropic의 경제 자문위원회(Economic Advisory Council) 위원이고, Charles I. Jones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거시성장 이론가입니다. 보고서 자체는 "여기 담긴 견해는 저자들의 것이며 Anthropic 또는 Anthropic Institute의 견해를 반드시 대변하지는 않는다" 고 명시합니다. 보고서는 업무 기반 자동화 모델(task-based automation model) 이라는 표준적인 노동경제학 틀 위에서, AI가 인지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증강할 때 생산성, 성장률, 임금, 노동소득 분배율, 직군 간 재배치, 실업률이 어떤 경로를 그리는지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적합니다.
Anthropic이 이미 운영 중인 Anthropic Economic Index가 "지금 이 순간 AI가 경제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 를 실제 Claude 사용 데이터로 측정하는 관측 프로젝트라면, 이번 시나리오 탐색기는 그 관측치를 출발점으로 삼아 앞을 내다보는 도구입니다. 두 작업은 데이터로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델이 2026년 중반의 출발점으로 쓰는 "AI의 영향을 받는 업무 비중" 값 0.14는 커뮤니티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관측된 노출도(observed exposure) 측정 방식에서 나온 수치입니다. 이 지표는 각 직업의 업무 시간 중 업무 목적 Claude 사용이 뚜렷한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매겨지고 보조적 사용은 0.5로 계산되는데, 보고서도 "Claude는 직장에서 쓰이는 여러 AI 도구 중 하나이므로 이 측정치는 AI 사용 전반의 대리 지표이지 전수 조사가 아니다" 라고 단서를 답니다. 모델 전체가 출발하는 단 하나의 관측치가 한 회사의 사용 데이터에서 나온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이 글은 웹 탐색기의 화면을 직접 열어 각 시각화를 확인하고, 동시에 기술 보고서 원문의 표와 강건성 검증 절을 함께 읽어 정리한 것입니다. 웹페이지는 세 시나리오의 결과를 보여 주지만, 그 결과가 어떤 가정 위에서만 성립하는지 는 보고서의 뒷부분에만 적혀 있습니다. 뒤에서 따로 다루겠지만, 자본 공급이 얼마나 탄력적인지, 임금이 얼마나 빨리 조정되는지에 따라 "평균 임금은 오른다" 는 결론이 부호를 바꾸기도 합니다.
경제를 업무의 묶음으로 보기: 어느 간호사의 하루
모델의 출발점은 "모든 직업은 업무(task)의 묶음" 이라는 관점입니다. 탐색기는 이 추상적인 전제를 간호사 한 명의 하루로 풀어서 설명합니다. 간호사는 들어오는 환자를 분류하고, 활력 징후를 기록하고, 병동 물품을 주문하고, 채혈을 하고, 회진을 돌고, 환자를 목욕시키고, 퇴원 안내문을 작성합니다. 탐색기에 나열된 업무 목록은 미국 노동부의 직업 분류 체계인 O*NET의 O*NET-SOC 분류 체계에서 가져온 것으로, 각 직업이 실제로 어떤 업무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정리한 공식 자료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업무 묶음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는 것입니다. 종이 차트를 손으로 쓰는 업무는 이미 거의 사라졌고, 30년 전에는 아무도 환자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지 않았습니다. 업무가 빠지고 들어오면서 직업 자체가 변합니다. AI는 이 묶음에 네 가지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어떤 업무는 아예 건드리지 못하고(AI는 환자를 목욕시킬 수 없습니다), 어떤 업무는 증강(augmentation) 되어 사람이 더 빠르고 잘하게 되며, 어떤 업무는 자동화(automation) 되어 AI가 혼자 처리하고, 그리고 새로운 업무가 생겨납니다. 간호사에게 새로 생기는 업무는 "AI가 환자 분류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기" 나 "AI가 제안한 진료 계획 검토하기" 같은 것입니다.
위 화면은 탐색기가 이 네 가지 분류를 색으로 구분해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회색은 AI가 바꾸지 않는 업무, 보라색은 증강되는 업무, 파란색은 자동화되는 업무, 노란색은 AI가 만들어 낸 새 업무입니다. 채혈과 목욕은 회색으로 남아 있고, 활력 징후 기록과 후속 진료 예약은 파란색으로 넘어갔으며, 퇴원 안내문 작성과 근무조 일정 수립은 보라색이 되었습니다. 탐색기는 이 장면 뒤에 한 가지 설명을 덧붙입니다. 각 업무는 전국의 모든 병동에서 매일 수백만 번씩 일어나고, 그 모든 업무 수행 건수를 미국 전체에 대해 합산하면 지난 한 해 30조 달러가 넘는 가치를 만들어 낸 미국 경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모델은 노동자를 두 집단으로만 나눕니다. 하나는 인지 직군(cognitive occupations) 으로, 보고서가 미국 표준직업분류(Standard Occupational Classification, SOC) 대분류를 기준으로 관리(11), 경영 및 재무(13), 컴퓨터 및 수학(15), 건축 및 엔지니어링(17), 생명 및 물리 및 사회과학(19), 지역사회 및 사회복지(21), 법률(23), 교육(25), 예술 및 디자인 및 미디어(27), 의료 전문직(29), 영업(41), 사무 및 행정지원(43)을 묶은 것입니다. 나머지는 의료 지원(31), 보호 서비스(33), 조리(35), 건물 관리(37), 개인 서비스(39), 농림어업(45), 건설(47), 설치 및 정비(49), 생산(51), 운송(53)입니다. 탐색기는 앞의 집단을 "지식 노동자(knowledge workers)", 뒤의 집단을 "그 외 모든 노동자(all other workers)" 로 부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는 물론 앞쪽에 속하고, 간호사 역시 의료 전문직으로 앞쪽에 속합니다. 2026년 기준으로 전체 노동자의 62.2%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모델을 움직이는 다섯 개의 손잡이
탐색기가 사용자에게 묻는 것은 단 다섯 가지입니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가 곧 모델의 외생 파라미터입니다. 각 질문은 사용자가 슬라이더를 움직이면 오른쪽 화면의 100칸짜리 업무 격자가 실시간으로 칠해지는 방식으로 시각화됩니다.
다섯 질문과 그것이 대응하는 모델 파라미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질문 | 탐색기의 표현 | 모델 파라미터 | 답변 척도 |
|---|---|---|---|
| 역량 (Capabilities) | AI는 어떤 업무를 할 수 있는가 | m_{2030}: 영향 받는 업무 비중 | 0~100 (지식 업무 100건 중 몇 건) |
| 도입 (Adoption) | 사람들이 AI를 얼마나 쓰는가 | d_{2030}: 확산 비중 | 0~100 (가능한 업무 100건 중 몇 건) |
| 자율성 (Autonomy) | AI가 얼마나 혼자 하는가 | \psi: 자동화 비중 | 거의 없음 ~ 거의 전부 |
| 생산성 (Productivity) | AI가 사람을 얼마나 더 생산적으로 만드는가 | a_{2030}: 업무당 로그 이득 | 동일 ~ 10배 이상 |
| 적응 (Adjustment) | 일자리를 새로 찾는 데 얼마나 걸리는가 | \mu: 탐색 할인 계수 | 1~2개월 ~ 3년 이상 또는 영영 |
이 다섯 개 외에 사용자가 직접 조절하지 않고 시나리오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값이 두 개 더 있습니다. 재투입 비율(reinstatement ratio, \rho) 은 AI가 자동화한 업무 몇 개당 하나꼴로 사람이 맡을 새 업무가 생기는지를 나타내고, 구인 게시 속도(\theta_H) 는 기업이 얼마나 빨리 새 일자리를 내놓는지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인지 직군 임금의 경직성(\xi) 은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0.5로 고정되어 있는데, 이 값이 뒤에서 결과를 크게 뒤흔들게 됩니다.
생산성 파라미터 a_t 가 로그 단위라는 점은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a_{2030} = 0.30 은 약 35% 생산성 향상을, 0.45 는 약 57%를, 0.80 은 \exp(0.8) \approx 2.2 이므로 두 배를 조금 넘는 향상을 뜻합니다.
슬라이더 눈금과 보고서 파라미터의 대응은 보고서 부록의 변환표(Table B.1)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역량 슬라이더의 기본값 48은 "지식 업무의 48%" 를 뜻하고, 변환표는 이 값을 m_{2030} = 0.30, 정확히 상당 시나리오의 값으로 옮깁니다. 나머지 네 슬라이더의 기본값도 같은 방식으로 상당 시나리오에 대응하며, 실제로 기본값 그대로 실행하면 뒤에서 보듯 결과가 상당 시나리오의 수치와 소수점까지 일치합니다. 역량 슬라이더의 48을 m_{2030} = 0.48 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섯 개의 손잡이가 결과로 번역되는 세 개의 경로
입력한 다섯 값이 GDP와 실업률이라는 출력으로 바뀌기까지, 모델 안에서는 세 개의 블록이 동시에 돌아갑니다. 이 구조를 알아 두면 뒤에 나오는 숫자들이 왜 그런 모양인지 읽기가 쉬워집니다.
첫째, 생산 블록입니다. 생산은 업무들의 결합이고 각 업무는 노동이나 자본(AI 포함)이 수행합니다. 이 형식은 Zeira의 1998년 논문(Workers, Machines, and Economic Growth,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13권 4호)에서 왔고, 직업을 업무 구성으로 특징짓는 방식은 Autor, Levy, Murnane의 2003년 연구와 Acemoglu와 Autor의 2011년 정리를 따릅니다. AI가 업무를 가져가면 대체 효과(displacement) 로 노동 수요가 줄고, 새 업무가 생기면 재투입 효과(reinstatement) 로 노동 수요가 돌아옵니다. 이 분해는 Acemoglu와 Restrepo의 Automation and New Tasks에서 가져온 것으로, 완만 시나리오의 \rho = 0.5 는 그들이 과거 데이터에서 추정한 값과 같습니다.
둘째, 혁신 블록입니다. AI는 연구 투입을 늘려 새 아이디어의 발견을 앞당깁니다. 다만 모델이 채택한 준내생적 성장 틀에서는 연구 투입이 한 번 늘어나도 아이디어 스톡의 장기 성장률 은 그대로이고 장기 수준 만 올라갑니다. 아이디어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Are Ideas Getting Harder to Find?의 추정치가 이 블록의 파라미터로 들어가 있습니다. 앞서 본 "혁신 효과가 미미하다" 는 결과는 바로 이 구조에서 나옵니다.
셋째, 노동시장 블록입니다. Diamond와 Mortensen과 Pissarides의 탐색 및 매칭(search and matching) 전통을 따르며, AI에 밀려난 인지 직군 노동자가 주로 다른 직군에서 새 일자리를 찾는 과정을 다룹니다. 직군을 넘어가는 구직은 같은 직군 안에서의 구직보다 탐색 강도가 낮게 취급되는데, 그 할인 폭이 바로 탐색기의 "적응" 슬라이더가 조절하는 \mu 입니다. 정상적인 시기의 값 0.17은 미국 인구현황조사(CPS)의 직군 전환 데이터에서 추정한 것이고, 상당 시나리오는 0.08, 극단 시나리오는 0.04를 씁니다. 값이 작을수록 직군을 건너가기 어렵습니다. 해고 자체는 실질임금 경직성에서 나옵니다.
세 갈래로 갈라지는 길: 완만, 상당, 극단
보고서는 이 파라미터 공간에서 세 지점을 골라 각각 완만한 변화(modest change), 상당한 변화(substantial change), 극단적 변화(extreme change) 시나리오로 이름 붙였습니다. 세 시나리오는 모두 2026년 중반의 같은 관측치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거의 겹쳐 있다가, AI의 도달 범위와 사용 정도가 벌어지면서 갈라집니다. 보고서가 명시하듯 "거의 모든 분기는 2027년 이후에 일어납니다".
각 시나리오의 성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완만한 변화: AI의 거시경제적 효과가 인터넷 정도에 그치는 세계입니다. 2030년에 경제 전체 업무의 4%만이 AI의 영향을 받고, 영향을 받은 업무 중 절반은 자동화되고 절반은 증강됩니다. AI가 자동화한 업무 두 개당 하나씩 새 업무가 생겨납니다. 거시 데이터에서 AI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운 수준입니다.
상당한 변화: AI가 인터넷이나 철도보다 큰 영향을 남기는 세계입니다. 2030년에 경제 전체 업무의 12%, 다시 말해 2025년 기준 인지 노동자가 수행하던 업무의 약 20%가 AI의 영향을 받습니다. 영향을 받은 업무의 4분의 3이 자동화되고, 자동화된 업무 네 개당 하나씩 새 업무가 생깁니다. 경제는 평상시의 두 배가 넘는 속도로 성장합니다.
극단적 변화: 재귀적 자기 개선(recursive self-improvement)을 하는 AI 시스템과 빠른 도입이 동시에 일어나야 성립하는 세계입니다. 2030년에 경제 전체 업무의 30%, 2025년 기준 인지 업무의 약 절반이 AI의 영향을 받고, 그중 90%가 자동화됩니다. 새 업무를 만드는 재투입 효과는 아예 꺼져 있습니다(\rho = 0).
보고서의 Table 1에 실린 파라미터 값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2026년 중반 앵커 값은 세 시나리오가 공유합니다.
| 파라미터 | 2026년 중반 앵커 | 완만 | 상당 | 극단 |
|---|---|---|---|---|
| m_{2030} 영향 받는 업무 비중 | 0.14 | 0.20 | 0.30 | 0.50 |
| d_{2030} 확산 비중 | 0.10 | 0.20 | 0.40 | 0.60 |
| a_{2030} 업무당 생산성 이득 (로그) | 0.30~0.45 | 0.30 | 0.45 | 0.80 |
| \psi 자동화 비중 | 0.50 | 0.75 | 0.90 | |
| \rho 재투입 비율 | 0.50 | 0.25 | 0 | |
| \mu 탐색 할인 계수 | 0.17 (정상시) | 0.17 | 0.08 | 0.04 |
| \theta_H 월간 구인 게시 속도 | 0.10 | 0.25 | 0.50 |
세 시나리오는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기존 문헌의 스펙트럼에 맞춰 배치되었습니다. 완만 시나리오는 MIT의 Daron Acemoglu가 The Simple Macroeconomics of AI에서 제시한 추정치나 OECD의 수치와 같은 자릿수이고, 상당 시나리오는 2023년 무렵 금융기관과 컨설팅 회사들이 내놓았던 전망(Goldman Sachs의 Briggs와 Kodnani, McKinsey Global Institute, Penn Wharton Budget Model 등)에 대응하며, 극단 시나리오는 Korinek과 Suh의 Scenarios for the Transition to AGI나 AI 2027처럼 범용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 주도 성장 가속을 다루는 문헌과 비교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업무 단위 실현 가능성 평가는 OpenAI 연구진의 GPTs are GPTs를, 기업의 실제 AI 사용률은 미국 인구조사국의 Business Trends and Outlook Survey를 각각 근거로 삼았습니다.
발견 1: GDP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늘지만, 늘어나는 정도가 다릅니다
2030년 GDP는 AI가 없었을 경로 대비 완만 시나리오에서 1.6%, 상당 시나리오에서 8.3%, 극단 시나리오에서 32.4% 높습니다. 2025년 물가 기준 금액으로는 각각 34.1조, 36.3조, 44.4조 달러이며, AI가 없는 경우는 33.5조 달러입니다. 연간 성장률로 보면 차이가 더 선명합니다. AI가 없을 때 2%인 성장률이 완만에서 2.4%, 상당에서 5.4%, 극단에서 15.4%가 됩니다. 보고서는 비교 기준을 하나 제시합니다. 1990년대 닷컴 호황기 미국의 최고 성장률은 1999년의 4.7%였습니다. 상당 시나리오의 2030년 성장률 5.4%는 그 기록을 넘어섭니다. 세 시나리오 모두 초반에는 격차가 작고 후반으로 갈수록 벌어지는 모양이라, 이 수치는 4년 내내의 평균이 아니라 2030년에 이르러 도달하는 속도입니다. 극단 시나리오의 15.4%가 유지된다면 1인당 소득이 5년마다 두 배가 됩니다. 지난 한 세기 미국에서는 35년이 걸린 일입니다.
위 화면 왼쪽의 100칸 격자는 그 성장이 어디서 오는지를 분해해 보여 줍니다. 보라색은 증강된 업무, 파란색은 자동화된 업무, 노란색은 AI가 만든 새 업무, 회색은 생산성 향상분입니다. 극단 시나리오로 갈수록 파란색 칸이 격자 아래쪽을 가득 채우는 반면, 노란색 칸은 완만과 상당 시나리오에만 한 칸씩 남아 있습니다. 재투입 효과가 꺼진 극단 시나리오에서는 사람이 맡을 새 업무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보고서가 스스로 "뜻밖의 발견(one surprising finding)" 이라고 부르는 결과가 하나 나옵니다. AI가 연구를 자동화해서 얻는 성장 가속 효과는 극단 시나리오에서조차 미미합니다. 모델은 Charles Jones의 1995년 준내생적 성장(semi-endogenous growth) 전통을 따르는데, 연구 투입을 자동화해도 연구는 여전히 물리적 업무에 병목이 걸립니다. 그 결과 아이디어 스톡은 2030년에 AI 없는 경로 대비 완만에서 0.07%, 상당에서 0.20%, 극단에서 0.61% 높아지는 데 그칩니다.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이 채널을 통한 노동 생산성 상승은 1%에 한참 못 미칩니다. 다만 보고서는 이 모델이 연구와 자동화 사이의 되먹임을 충분히 담지 못하므로 이 수치는 하한선으로 읽어야 한다 고 덧붙입니다.
발견 2: 더 많은 사람이 직군을 옮겨야 하고, 그만큼 실업이 늘어납니다
노동시장에는 원래 늘 이동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새 일자리를 찾으며, 정상적인 시기라면 이 과정은 개인에게는 고통스러워도 거시적으로는 꽤 잘 작동합니다. 문제는 시나리오가 요구하는 이동의 규모와 종류입니다. 모델이 그리는 그림에서 인지 직군의 일자리는 줄고 그 외 직군의 일자리는 늘어나므로, 탐색기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코더나 콜센터 상담원이 전기공이나 간호사처럼 AI 노출도가 낮은 일자리로 직군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직군을 바꾸는 일은 같은 직군 안에서 이직하는 것과 난이도가 다릅니다. 새 기술을 배워야 하고, 배우고 나서도 채용이 쉽지 않습니다.
위 예시의 "간호사" 는 느슨하게 읽어야 합니다. 앞서 본 SOC 분류에서 간호사(의료 전문직 29)는 모델이 지식 노동자 쪽에 넣은 직군이고, 그 외 직군에 들어가는 것은 의료 지원(31)입니다. 노동자를 두 집단으로만 나눈 모델의 거친 구획이 소개 문구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보고서도 이 한계를 먼저 인정합니다. "물론 어떤 2분법이든 단순화입니다. 노출도는 직업마다 크게 다르고, 많은 직업이 어느 정도는 인지 노동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상당 시나리오에서는 2026년 전체 노동자의 62.2%였던 지식 노동자 중 59.7%가 2030년에도 그 자리에 남아 있고, 2.5%가 자리에서 밀려나며, 그중 1.8%는 다른 직군으로 건너가고 0.7%는 여전히 옮겨 갈 곳을 찾는 중입니다. 그 외 직군은 37.8%에서 39.6%로 늘어납니다. 흐름 자체는 역사적으로 미국 노동시장이 흡수해 온 규모 안에 있습니다.
극단 시나리오에서는 같은 그림의 규모가 달라집니다. 62.2% 중 48.7%만 남고 13.5%가 밀려나며, 5.2%는 다른 직군으로 건너갔지만 8.3%는 여전히 옮겨 가지 못한 상태입니다. 전체 노동력의 8%가 직군을 바꾸는 중간 지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실업률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나리오 | 지식 노동자 | 그 외 노동자 | 전체 |
|---|---|---|---|
| AI 없음 | 2.9% | 3.8% | |
| 완만 | 2.9% | 5.4% | 3.9% |
| 상당 | 4.5% | 4.6% | 4.6% |
| 극단 | 17.9% | 3.9% | 11.9% |
완만 시나리오의 그 외 노동자 5.4%는 그 집단의 평상시 실업률에 가까운 값입니다. 보고서는 AI가 없는 경제의 실업률을 인지 직군 2.9%, 전체 3.8%로 잡는데, 인지 직군이 전체의 62%를 차지하므로 나머지 집단의 평상시 수준이 원래 5% 안팎입니다. 완만 시나리오는 사실상 AI가 없는 경제와 구별되지 않습니다. 상당 시나리오에서는 지식 노동자 실업률이 2.9%에서 4.5%로 50% 넘게 오르지만, 역사적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극단 시나리오가 다른 세계입니다. 지식 노동자 다섯 명 중 한 명 가까이가 실업 상태이고, 전체 실업률 11.9%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10% 언저리나 코로나19 불황기의 8%를 넘어섭니다. 반대로 그 외 직군의 실업률은 3.9%로 오히려 떨어집니다. 노동이 상대적으로 희소해졌기 때문입니다.
발견 3: 평균 임금은 오르지만, 오르는 쪽은 지식 노동 바깥입니다
AI 없는 경로 대비 임금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시나리오 | 지식 노동자 | 그 외 노동자 | 평균 |
|---|---|---|---|
| 완만 | +0.4% | +1.1% | +0.7% |
| 상당 | -0.3% | +5.9% | +2.1% |
| 극단 | -11.5% | +33.6% | +9.7% |
임금이 이렇게 갈라지는 이유는 수요의 방향이 서로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인간 지식 노동에 대한 수요가 줄면 그쪽 임금에 하방 압력이 걸립니다. 반면 AI가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올리면 그 생산성의 혜택을 받는 육체 노동에 대한 수요는 늘어납니다. 설계와 인허가 서류를 훨씬 빨리 만들어 내면 착공되는 건설 프로젝트 수가 늘고, 그러면 건설 노동자 수요가 올라 임금을 밀어 올립니다.
극단 시나리오의 -11.5%는 상대 비교 수치입니다. AI가 없는 세계에서 임금이 연 2% 정도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2030년 지식 노동자의 임금은 2026년 중반보다도 낮습니다. 여기에 고용까지 21.5% 줄어들기 때문에, 실업자를 0으로 계산한 인지 직군 전체의 임금 총액은 AI 없는 경로 대비 31% 낮아집니다.
발견 4: 파이는 커지지만, 커진 몫은 자본으로 갑니다
오늘날 미국 경제가 만들어 내는 1달러 중 약 60센트는 노동자에게, 40센트는 자본에게 돌아갑니다. AI가 업무를 자동화하면 자본이 더 많은 일에 쓸모 있어지고, 수요가 늘면 가격이 오르며, 성장의 과실이 자본 소유자 쪽으로 더 많이 흘러갑니다. 이 일은 모든 노동자의 임금이 상당히 오르는 상황에서도 함께 일어날 수 있습니다.
| 시나리오 | 노동 몫 | 자본 몫 | 자본 몫 변화 |
|---|---|---|---|
| 현재 (AI 없음) | 60.0% | 40.0% | |
| 완만 | 59.4% | 40.6% | +0.6%p |
| 상당 | 56.1% | 43.9% | +3.9%p |
| 극단 | 45.2% | 54.8% | +14.8%p |
보고서는 상당 시나리오의 4%p 이동에 대해 비교 기준을 하나 제시합니다. 1980년 이후 40년 동안 미국의 노동소득 분배율이 하락한 전체 폭보다 약간 작은 수준의 변화가 단 4년 만에 일어난다 는 것입니다. 극단 시나리오에서는 GDP의 15%가 급여에서 자본 수익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그 결과 극단 시나리오에서는 얼핏 모순처럼 보이는 조합이 나옵니다. 평균 임금은 9.7% 올랐는데, 총 노동소득은 AI가 없었을 때와 거의 똑같습니다(+0.5%). 노동 몫이 4분의 1 줄고 GDP가 3분의 1 늘어서 0.45 \times 1.32 \approx 0.60 이 되기 때문입니다. GDP 증가분은 사실상 전부 자본소득으로 갔고, 자본소득은 AI 없는 경로 대비 81.4% 높습니다. 자본의 순수익률도 6.5%에서 8.3%로 약 28% 올라갑니다.
보고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보상의 산술을 계산합니다. 경제 전체의 이득이 인지 직군의 손실보다 거의 세 배 크기 때문에, 교과서적 의미에서는 "이득이 손실을 보상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이전 규모는 GDP의 약 9%, 미국의 사회보장(Social Security)과 메디케어(Medicare)를 합친 정도입니다. 그렇게 하면 인지 직군의 소득은 AI 없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나머지 경제는 여전히 20% 이상 앞서 있게 됩니다. 다만 보고서는 바로 이어서 단서를 답니다.
"기술 변화에 대응해 그런 규모의 이전이 이루어진 전례는 없으며, 중국산 수입 경쟁의 지역별 충격 같은 과거의 실직 사례에서 얻은 경험은 그런 일이 저절로는 대체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Transfers of that scale in response to technological change have no precedent, and the experience of past displacements, such as the regional effects of Chinese import competition (Autor, Dorn, and Hanson, 2013), is that it mostly does not happen on its own."
10,980명의 미국 성인은 무엇을 예상했나
세 시나리오를 사람들의 기대와 견주기 위해, 연구진은 2026년 8월 11일부터 23일까지 Morning Consult를 통해 미국 성인 10,980명을 대상으로 대표성 있는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질문은 탐색기의 다섯 질문과 같은 구조입니다. AI가 난이도가 다른 여덟 가지 인지 업무를 각각 언제쯤 숙련된 전문가만큼 해낼 수 있을지, 할 수 있는 업무 중 실제로 얼마나 쓰일지, 생산성 향상은 얼마나 될지, 사람과 함께 할지 혼자 할지, 그리고 AI에 밀려난 노동자가 새 직군에서 일자리를 찾는 데 얼마나 걸릴지입니다.
여덟 과제는 응답자들이 체감한 난이도 순으로 사다리처럼 배치되어 있습니다.
- 일상적인 업무 이메일과 문서 작성
- 소규모 사업체의 월간 장부 정리
- 개인의 서류를 받아 정확한 소득세 신고서 작성
- 일상적인 상업 계약서 초안 작성과 협상
- 동작하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고 출시하고 유지하기
- 출판될 만한 과학 연구의 설계와 수행과 집필
- 직원 없이 소규모 온라인 사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흑자로 운영하기
- 노벨상을 받을 만큼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독자적으로 해내기
다섯 번째 항목이 이 커뮤니티의 독자 다수가 하는 일이라는 점은 따로 짚어 둘 만합니다. 부록의 변환표는 여덟 과제를 모두 해낸다고 답하면 지식 업무의 95%(전부가 아닌 이유는 일부 지식 노동이 계속 대면으로 남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로, 여섯 개면 71%로 옮깁니다. 세 시나리오의 m_{2030} 은 각각 여덟 과제 중 약 세 개, 네 개, 일곱 개를 AI가 해내는 상황에 해당합니다.
위 차트는 다섯 질문의 응답 분포를 보여 줍니다. 파란색은 일반 대중 표본(n = 10,980), 노란색은 탐색기 웹사이트 방문자(n = 21,929)입니다. 역량 문항의 왼쪽 끝을 보면 0% 부근에 파란색만 덩어리로 모여 있습니다. 여덟 과제 중 어느 것도 2030년까지는 해내지 못한다고 본 응답자가 일반 대중 쪽에는 뚜렷하게 있는 반면, 사이트 방문자 쪽에는 그 자리에 거의 찍히지 않았습니다.
역량 질문의 개별 응답을 보면 현재 인식부터 갈립니다. 응답자의 24%는 AI가 이미 오늘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다고 답했고, 19%는 소규모 온라인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2030년에 대해서는 52%가 직원 없이 온라인 사업을 운영할 수 있으리라 보았고, 39%는 노벨상급 발견을 해내리라 보았습니다. 반면 40%는 그런 발견은 영영 일어나지 않는다 고 답했습니다. 생산성 질문에서도 분산이 큽니다. 약 30%는 AI가 적합한 업무에서 시간을 전혀 절약해 주지 않는다고 답한 반면, 49%는 최소 절반은 단축한다고 답했습니다. 이 문항에는 "오히려 더 오래 걸린다" 는 선택지도 있었는데, 연구진은 그 답과 "비슷하다" 를 모두 생산성 이득 0으로 코딩했습니다. 생산성 손실은 AI를 안 쓰면 피할 수 있다 는 이유에서입니다. 음수를 0에서 자르는 처리이므로 a_{2030} 은 이 방향으로 조금 높게 잡힙니다.
각 응답을 모델 파라미터로 변환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괄호 안은 25분위와 75분위입니다.
| 파라미터 | 미국 성인 중앙값 | 완만 | 상당 | 극단 |
|---|---|---|---|---|
| m_{2030} 역량 | 0.44 [0.20, 0.59] | 0.20 | 0.30 | 0.50 |
| d_{2030} 도입 | 0.40 [0.22, 0.61] | 0.20 | 0.40 | 0.60 |
| \psi 자동화 | 0.47 [0.25, 0.65] | 0.50 | 0.75 | 0.90 |
| a_{2030} 생산성 | 0.44 [0.09, 1.02] | 0.30 | 0.45 | 0.80 |
| \mu 적응 | 0.064 [0.025, 0.111] | 0.17 | 0.08 | 0.04 |
중앙값 응답자의 답은 한 시나리오에 깔끔하게 들어맞지 않습니다. AI의 역량에 대해서는 여덟 과제 중 여섯 개를 해내리라 보아 상당과 극단 사이(m_{2030} = 0.44)를 예상하면서, 도입률은 40%로 상당 시나리오 수준에 묶어 두었고, 자동화 비중은 절반으로 완만 시나리오 값에 가깝게 잡았으며, 재취업에는 약 8개월이 걸린다고 보아 상당보다 느리고 극단보다 빠른 마찰을 예상했습니다. 요약하면 "유능하지만 널리 쓰이지는 않고,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옆에서 돕는 AI" 입니다.
부록에는 본문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대조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설문은 취업자에게 "2030년까지 AI가 당신만큼 해낼 수 있는 업무가 당신의 근무 시간에서 몇 퍼센트를 차지하겠는가" 도 물었는데, 인지 직군 종사자의 중앙값 답은 27% 였습니다. 같은 사람들이 여덟 과제 목록을 보고 답한 값은 71% 입니다. 목록으로 제시된 업무는 AI가 상당 부분 해낼 것이라고 보면서 정작 자기 업무는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이고, 보고서는 이를 "새 기술에 대한 설문에서 흔한 패턴" 이라고 적습니다. 모델에 들어간 역량 파라미터 0.44는 둘 중 높은 쪽인 과제 목록 에서 나온 값입니다. 변환표를 27%에 그대로 적용하면 m_{2030} 은 0.2에도 못 미쳐 완만 시나리오보다 아래로 내려갑니다.
이 답들을 모델에 통과시키면(다섯 항목 모두에 답한 3,259명 기준) 결과는 상당 시나리오 근처에 떨어집니다. GDP는 AI 없는 경로 대비 8.6% [3, 19] 높고, 인지 직군과 경제 전체의 실업률은 모두 4.6% 언저리이며, 노동 몫은 57.2% [55, 59], 인지 직군 고용은 2026년 중반 대비 4.2% 감소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탐색기 웹페이지는 같은 결과를 "2030년 GDP가 AI 없을 때보다 10% 높아지고 전체 실업률이 5% 안팎으로 오른다" 고 설명하는데, 보고서 Table 4의 값은 8.6%와 4.6%이고 초록은 "GDP가 8% 상승" 이라고 적습니다. 보고서가 보고하는 것은 다섯 항목에 모두 답한 3,259명 각각을 모델에 돌려 얻은 결과값의 중앙값 인 반면, 웹페이지 쪽 숫자가 어떤 집계인지는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인용할 때는 정의가 분명한 보고서 쪽 수치를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이트는 또한 응답자의 약 10%가 극단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견해를 갖고 있다 고 덧붙입니다.
탐색기를 직접 돌려 보기: 기본값과 최대값
탐색기의 다섯 슬라이더를 기본값 그대로 두고 "내 2030년을 모델링하기(Model my 2030)" 를 누르면 다음과 같은 대시보드가 나옵니다.
기본값(역량 48/100, 도입 40/100, 자동화 대부분, 생산성 1.5배, 재취업 약 6개월)은 상당 시나리오로 판정되어 2030년 GDP 36조 달러(+8.3%), 실업률 4.6%, 평균 임금 +2.1%, 1달러당 56.1센트가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경제를 그립니다. 왼쪽 아래에는 완만에서 극단으로 이어지는 가로 눈금이 있고, 그 위에 다른 시나리오들의 눈금과 함께 내 예측이 "You" 마커로 찍혀, 자신의 예측이 세 시나리오 사이 어디에 놓이는지 즉시 보입니다.
다섯 슬라이더를 모두 최대로 밀면 결과는 세 시나리오의 바깥으로 나갑니다.
이 설정에서 경제는 2028년에 48조 달러(+49.5%)에 도달하고, 실업률은 29.6%, 평균 임금은 +60.5%, 노동 몫은 46.7센트가 됩니다. 주목할 점은 차트가 2030년이 아니라 2028년에서 멈춘다 는 것이고, 탐색기는 그 이유를 화면에 적어 둡니다. "설정이 모델이 허용하는 최대 속도로 AI를 들여오고 있고 성장은 2028년에 정점을 찍습니다. 그 뒤에 이어질 것(로봇공학의 진전, 더 빠른 연구개발)은 모델 밖이라 차트는 거기서 멈춥니다." 모델이 자기 적용 범위의 끝을 스스로 표시하는 셈입니다.
결과 화면의 "고급(Advanced)" 탭을 열면 다섯 파라미터를 직접 수치로 조정할 수 있고, "경제 성장" 과 "노동시장" 탭에서 더 세부적인 차트를 볼 수 있습니다. 위 화면의 노동시장 탭에서는 지식 노동자 실업률이 45.5%, 전체가 29.6%까지 치솟고, 직군 이동 흐름도에서 62.4%였던 지식 노동자 중 27.4%가 밀려나 그중 26.7%가 여전히 이동하지 못한 상태로 남습니다. 적응 슬라이더를 "3년 이상 또는 영영" 으로 밀어 둔 결과입니다. 같은 화면의 임금 차트에서 지식 노동자 임금은 오히려 +0.3%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마찰이 클수록 조정 비용은 임금이 아니라 실업으로 나타납니다.
웹페이지가 말하지 않는 것: 보고서 뒷부분의 강건성 검증
여기까지가 탐색기 웹페이지가 보여 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기술 보고서의 4.5절과 4.6절에는 위 결과를 상당히 강하게 한정하는 두 개의 강건성 검증이 실려 있고, 이 내용은 웹페이지에 나오지 않습니다.
첫 번째는 자본 공급 탄력성(\varepsilon) 입니다. 이 값은 측정된 것도 아니고 시나리오의 차원도 아닌, 표 전체를 떠받치는 하나의 숫자입니다. 기본값은 3이고, 보고서는 이를 1, 6, 무한대로 바꿔 상당과 극단 시나리오를 다시 돌렸습니다.
| 시나리오와 자본 공급 탄력성 | GDP (AI 없는 경로 대비) | 평균 임금 | 자본 순수익률 | 노동 몫 |
|---|---|---|---|---|
| 상당, \varepsilon = 1 | +6.4% | -1.6% | 7.6% | 55.1% |
| 상당, \varepsilon = 3 (기본) | +8.3% | +2.1% | 7.0% | 56.1% |
| 상당, \varepsilon = \infty | +10.0% | +5.6% | 6.5% | 57.0% |
| 극단, \varepsilon = 1 | +21.3% | -9.2% | 10.3% | 41.2% |
| 극단, \varepsilon = 3 (기본) | +32.4% | +9.7% | 8.3% | 45.2% |
| 극단, \varepsilon = \infty | +43.3% | +30.1% | 6.5% | 49.1% |
위 표는 보고서가 보고한 네 값 중 \varepsilon = 6 을 생략한 것인데, 네 값 사이에서 모든 행이 단조롭게 움직이므로 중간값이 빠져도 방향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핵심은 평균 임금 행의 부호가 바뀐다 는 것입니다. 자본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운 세계(\varepsilon = 1)에서는 상당 시나리오에서도 평균 임금이 AI 없는 경로보다 1.6% 낮아지고, 극단 시나리오에서는 9.2% 낮아집니다. 극단 시나리오라면 절대 수준에서도 임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탐색기 웹페이지의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평균 임금은 오릅니다" 라는 문장은 \varepsilon = 3 이라는 가정 위에서만 성립합니다.
보고서는 각주에서 더 구체적인 조합 하나를 제시합니다. 역량과 도입과 생산성은 상당 시나리오 값을 쓰면서 자동화 비중과 재취업 속도와 재투입은 극단 시나리오 값을 쓰고 자본 공급이 비탄력적이면(\varepsilon = 1), 2030년 GDP는 AI 없는 경로보다 7.2% 높지만 총 노동소득은 AI 없는 GDP의 4.3%만큼 낮아집니다. 인지 직군의 소득을 AI 없는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GDP 증가분의 84%를 이전해야 합니다. Acemoglu와 Restrepo가 "그저 그런 기술(so-so technologies)" 이라고 부른, 널리 쓰이지만 생산성은 별로 못 올리는 기술이 만드는 시나리오입니다.
두 번째는 임금 경직성(\xi) 입니다. 이 값은 인지 직군 임금이 시장청산 수준으로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를 결정합니다. 기본값 0.5는 반감기 1년에 해당하고, 0.9면 반감기 7년, 0이면 완전히 유연합니다. 극단 시나리오를 이 값만 바꿔 다시 돌린 결과입니다.
| \xi (임금 경직성) | 0 (완전 유연) | 0.5 (기본) | 0.75 | 0.9 (매우 경직) |
|---|---|---|---|---|
| 지식 노동자 임금 | -42.2% | -11.5% | -2.9% | +2.8% |
| 지식 노동자 실업률 | 2.6% | 17.9% | 21.7% | 24.0% |
| 전체 실업률 | 3.1% | 11.9% | 13.9% | 15.2% |
| 인지 직군 고용 변화 | -1.3% | -21.5% | -25.9% | -28.5% |
같은 극단 시나리오인데 임금이 완전히 유연하면 지식 노동자 임금이 42% 넘게 폭락하는 대신 실업률은 2.6%에 머물고, 임금이 매우 경직적이면 임금은 오히려 2.8% 오르는 대신 실업률이 24%까지 치솟습니다. 같은 검증을 상당 시나리오에 적용하면 움직임이 훨씬 작습니다. \xi 를 0.5에서 0.9로 올려도 지식 노동자 실업률은 4.5%에서 5.4%로, 지식 노동자 임금은 -0.3%에서 +1.4%로 바뀌는 정도입니다. 이 가정이 결과를 뒤흔드는 것은 시나리오가 극단으로 갈 때입니다. 보고서의 표현대로 "AI의 영향은 인지 노동시장에서 임금으로든 실업으로든 어느 쪽으로든 체감되며, 기본 시나리오는 그 비용을 두 축에 나누어 지웁니다". 다시 말해 널리 인용되는 17.9%라는 실업률 수치는 AI의 파괴력에 대한 예측이라기보다, 조정 비용이 임금과 고용에 어떤 비율로 나뉘는지에 대한 모델러의 선택 입니다. 이 점을 모르면 같은 모델이 만든 "-42.2% 임금 하락" 과 "24% 실업률" 이라는 전혀 다른 두 헤드라인을 서로 모순되는 주장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모델이 다루지 않는 것과 검토자들이 남긴 비판
탐색기는 스스로를 버전 1.0으로 표시하고, 무엇을 빼놓았는지를 비교적 솔직하게 밝힙니다. 정책 대응, 경기 순환, 총수요 충격이나 금융시장 교란, 그리고 파국적 위험은 모델 밖입니다. 가계 생산에서 AI가 만드는 가치도 GDP 밖이라 계산되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이질성은 매우 거칠어서, 같은 집단 안의 모든 노동자가 같은 임금을 받고, 직군을 옮긴 노동자는 근속이나 직무 특수 숙련의 손실 없이 곧바로 새 집단의 임금을 받습니다. 무엇보다 로봇공학의 급격한 진전과 그것이 물리적 업무에 미칠 영향은 고려하지 않으며, 보고서는 주로 이 때문에 분석을 2030년 이후로 연장하지 않는다고 밝힙니다.
보고서 초고를 읽고 상세한 논평을 남긴 경제학자 명단에는 Daron Acemoglu, David Autor, Ben Jones, Pete Klenow, Ben Moll, Emi Nakamura, Pascual Restrepo, David Romer, Jón Steinsson 등 18명이 올라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들의 지적을 반영한 예로 두 가지를 듭니다. AI의 진보가 자본 수익률을 끌어올려 이득이 자본 소유자에게 더 흘러간다는 지적, 그리고 AI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직군의 임금이 거의 영향받지 않는 직군의 임금과 갈라진다는 지적입니다. 두 채널 모두 현재 시나리오에 들어가 있습니다. 다만 연구진은 외부 검토자들에게 결론에 대한 동의를 구한 것은 아니며 남은 오류는 저자들의 책임 이라고 덧붙입니다.
반영되지 않고 남은 비판도 함께 공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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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노동자를 추적하지 않는 구조: 모델이 노동자 개개인을 따라가지 않기 때문에 실직 비용을 매우 거칠게만 그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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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직군이 정말 줄어드는가: 일부 검토자는 AI에 노출된 직업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할 수도 있다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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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시나리오의 위상: 극단 시나리오는 시나리오라기보다 사고 실험으로 읽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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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 시나리오의 위상: 반대로 완만 시나리오가 이미 데이터에 보이는 변화를 과소평가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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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건설의 총수요 효과: 여러 검토자가 이 효과가 모델에 빠져 있다는 점을 더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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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진보 가속의 과소평가: 한 명 이상의 검토자가 AI가 기술 진보 자체를 얼마나 가속할 수 있는지를 연구진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본 "연구 자동화의 성장 효과가 미미하다" 는 결과가 바로 마지막 비판이 겨냥하는 대목입니다. 이 결과는 연구 투입이 늘어도 물리적 업무가 병목이 된다는 준내생적 성장 모델의 구조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 구조를 받아들이지 않는 연구자라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Anthropic은 이 모델의 용도도 함께 밝혀 두었습니다. 노동시장 교란에 효과적인 개입책을 찾기 위해 Anthropic이 연구비를 지원하는 Economic Futures 프로그램의 방향을 정하는 데 쓰이고, 2026년 6월에 공개한 Anthropic's Economic Policy Framework가 제안하는 정책 아이디어의 근거로도 쓰입니다. 모델이 그리는 세계가 어디에 쓰일지를 알고 읽는 편이 낫습니다.
한국의 개발자에게 남는 것
이 모델은 미국 경제를 대상으로 하고, 미국 노동통계국의 직업 분류와 인구조사 데이터로 보정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산업 구성, 고용 관행, 임금 경직성은 다르기 때문에 수치를 그대로 옮겨 읽을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업에서 가져갈 만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는 모델의 '지식 노동자' 집단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컴퓨터 및 수학 직군(SOC 15)은 인지 직군의 핵심 구성원이고,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이 집단의 임금과 고용은 그 외 직군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커뮤니티에도 AI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대체하지 않은 이유를 둘러싼 논의나 342개 직업의 AI 노출도를 매긴 시각화 도구 같은 관련 자료가 있지만, 이 모델은 노출도를 넘어 그 노출이 임금과 실업률이라는 숫자로 어떻게 번역되는지 까지 밀고 나갑니다.
둘째, 다섯 파라미터가 모두 측정 가능한 양 이라는 점이 이 프레임의 실질적 가치입니다. AI가 할 수 있는 업무의 비중, 실제로 쓰는 기업의 비중, 업무당 생산성 향상, 밀려난 노동자의 재취업 기간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데이터로 관측될 것입니다. 보고서의 표현대로 "오늘로서는 세 시나리오 중 어느 것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어느 쪽 세계에 살고 있는지는 이 네 숫자가 알려 줄 것입니다.
셋째, 강건성 검증을 읽지 않고 헤드라인 숫자만 인용하면 곤란합니다. "GDP 32% 증가", "실업률 17.9%" 같은 수치는 뉴스에서 그대로 옮겨지기 쉽지만, 앞서 보았듯 이 숫자들은 자본 공급 탄력성과 임금 경직성이라는 두 개의 보조 가정에 크게 의존합니다. 그 값을 바꾸면 같은 모델이 "평균 임금 -9.2%" 도 내놓고 "지식 노동자 실업률 2.6%" 도 내놓습니다. 시나리오 탐색기가 실제로 제공하는 것은 특정 숫자보다 이 숫자들이 어떤 가정에 얼마나 민감한지에 대한 지도 입니다.
Scenarios for our Economic Future 소개 페이지
Economic Scenarios for Transformative AI 기술 보고서 (영문/PDF)
Anthropic Economic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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